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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가스라이팅 : 뜻, 종류

by 뚱아뚱우아빠 2024. 4. 8.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디즈니의 라푼젤 애니메이션 영화를 봤다. 여러 장면들이 있었는데, 가장 기억 속에 남는 것은 라푼젤이 18년 만에 성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었다. 긴 머리칼을 이용해 쉽게 탑을 내려왔지만, 땅에 발을 내딛는 것을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첫발을 딛는 장면은 마치 현실에서 우리가 처음 해보는 것에 직면했을 때 받는 막연한 두려움과 결국에는 시작을 해야 한다는 멋진 동기부여가 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내 라푼젤은 성 밖으로 나와서 기뻐하는 모습과 엄마에게 미안한 모습을 번갈아 보여 주게 된다. 이 장면은 조금은 의아한 장면이다. 왜 엄마에게 미안해야 할까? 필자도 어렸을 때 시험을 망치면 공부를 안 한 나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에게 공부 못하는 아들이 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다. 왜 그런 것일까? 오늘은 타인의 심리를 조작하는 가스라이팅의 뜻과 종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가스등
연극 가스등(Gas Light)으로 현대의 가스라이팅 용어가 생겨났습니다.

가스라이팅 뜻

말이나 행동을 통해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조작하여,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들어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1938년 패트릭 해밀턴 작가의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1944년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통해 더욱 알려지게 됩니다. 영화 가스등은 오페라 가수 앨리스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되며, 그녀의 재산을 물려 받은 폴라가 잘 생긴 청년 그레고리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레고리는 앨리스를 살해한 범인이었고, 폴라가 물려받은 재산 중 값비싼 보석을 훔치기 위해 폴라에게 접근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레고리는 폴라의 외출을 막으면서 그녀를 정신이상자로 몰고 갑니다. 폴라가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기억을 못 하는 것에 대해 "당신은 건망증이 심해.", "당신은 몽유병이 있어.", "그런 일은 없었어. 당신이 이상한 꿈을 꾼 거야." 등 교묘한 방법을 통해 폴라를 심리적으로 불안한 생태로 만듭니다. 이때 그레고리는 보석을 찾기 위해 밤마다 외출하는 척을 하며 다락방에 가스등을 켭니다. 이 시기에는 전기가 없었기 때문에 가스로 등을 켰는데, 화장실이 2개인 집에서 각각 수도를 틀면 물의 세기가 약해지는 것처럼 가스등을 여러 개 켜면 가스등이 희미해졌습니다. 폴라는 가스등이 희미해지는 것을 느꼈고, 다락방에서 소리가 난다며 그레고리에게 이야기하지만, 폴라가 예민하게 이상한 상상을 하는 것이라며, 폴라를 미친 사람으로 몰아세웁니다. 이때의 행동들로 가스라이팅이라는 용어가 생겼습니다.

가스라이팅 종류

가스라이팅은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집니다.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접촉을 통해 가스라이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평적 관계보다는 수직적, 비대칭적 관계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이뤄지게 됩니다. 부모와 자녀, 상사와 부하, 선생님과 제자 등 다양한 상황 속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의 종류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기억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확실해? 제대로 본 거 맞아? 넌 기억력이 안 좋잖아." 다음으로는 타인의 행동과 생각을 경시합니다. "너는 너무 예민한 것 같아. 사소한 것에도 민감하게 굴더라. 뭐 이런 것을 갖고 그래." 일어난 일을 잊은 척 하거나 자신이 하지 않았다고 부인합니다. "네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그거 내가 안 했어." 타인이 말한 것에 대해 초점을 흐리고 관점을 전환시켜 버립니다. "그거 네가 생각한 거 아니지? 어디서 잘못 듣고 이야기하는 거지?" 등 다양한 수법으로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의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듭니다.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는 자존감과 판단력을 잃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오리혀 가해자에게 더욱 의존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대부분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오늘은 가스라이팅의 뜻과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대처 방법은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나 자신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면, 가스등에서 폴라를 믿어준 경찰 브라이언이 있었고, 라푼젤에서는 유진이 있었듯,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내 말과 행동을 존중해 주며 믿어주는 사람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에도 재미있는 심리학으로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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